대체로 남자들은 미용실을 갈 때 약간의 긴장을 하고 간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처음 머리를 시작할 때 디자이너가 물어보면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부터 온갖 걱정이 앞선다. 연예인 사진 보여줘도 되는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 건지, 망치면 어떡하지 등등 사소하지만 중요하다.
남자 미용실 가서 뭐라고 얘기해야 할까
내성적인 성격이거나 설명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면 한 두 달에 한 번 미용실에 가는 것조차 걱정이 앞선다. 이번엔 어떻게 자르고, 실제 미용실 갔을 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생긴 연예인 사진 들고 가면 속으로 비웃음을 사지 않을지 등등 수많은 걱정이 맴돈다.
본 포스팅은 이런 문제를 겪는 남자분들을 위한 포스팅이다. 나 역시 그냥 깔끔하게 잘라주세요, 또는 전문 가니까 대충 말해도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맡겨버리다 자괴감을 갖고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몇 번 시도에 걸쳐 드디어 내가 원하는 커트 또는 스타일대로 디자이너에게 잘 전달하는 방법을 정리할 수준이 되었다.
방법을 공유한다.
1. 연예인 사진 vs 일반인 사진 들고 가기 (Feat. 디자이너 관점)
일반적으로 머리 부위별로 디테일하게 설명하기엔 귀찮기도 하고 잘 알지 못하니까 사진을 들고 가는 게 수월하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은 구글 이미지에 떠도는 남자 연예인 사진을 보여줘도 될지다.
괜히 잘생긴 남자 연예인 사진을 보여주면 비웃지 않을까, 또는 '이건 이분이니까 되는 거고, 고객님은 안 되는 거 아시죠?' 등과 같은 답변이 돌아올까 두렵기까지 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디자이너는 그런 걸 생각하지 않는다. 디자이너 시각에서는 연예인 얼굴 지우고 이 머리스타일이 고객과 맞는지만 생각한다.
정 걱정되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느낌을 내고 싶은데, 제 얼굴형에 괜찮을까요?' 이것도 부담스러우면 '이런 느낌으로 자르고 싶어요' 정도까지만 말해면 디자이너의 반응이 나올 것이다.
일단 머리 스타일에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전문가인 헤어 디자이너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수월하고 간편한 방법이 사진이다. 처음 이렇게 물꼬를 트면 '이 스타일이 내게 어울릴지, 어렵다면 왜 그런지, 그렇다면 내게 맞게 최대한 비슷하게 스타일링을 할지, 아니면 내게 맞는 스타일 추천을 물어볼 수' 있다.
2. 기장 길이 정도는 생각하고 가자
깔끔하게 잘라주세요, 짧게 잘라주세요 등등 두루뭉술한 요청사항은 곤란하다. 이렇게 말하고 디자이너가 자신의 감과 감성대로 진행해서 결과가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충 맡겨버리는 식은 시술이 끝나고 망쳤을 때 누굴 탓하기도 힘들어진다.
나의 오랜 경험상 최소한 '기장 길이' 정도는 말해주는 게 좋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부위별로 기장 길이감을 어느 정도 할 것인지만 고객이 얘기해 줘도 어떤 머리스타일로 자르길 원하는구나, 하고 쉽게 캐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머리는 이마 절반정도 기장으로 커트해 달라고 말하고, 옆/뒷머리는 거기에 맞춰서 다듬어 달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나아가 옆머리는 눌러서 슬림한 느낌을 내고 싶다, 구레나룻 기장은 지금 길이 상태를 유지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말해볼 수도 있다.
앞으로 머리를 기를 예정이라면 이런 사항도 언급해 주는 게 좋다. 어떻게 커트하는지에 따라 향후 스타일 내고자 하는 펌 스타일에 적합한 머리형태로 기를 수 있다.
옆머리 구레나룻 기장
여기서 추가 꿀팁. 옆머리 구레나룻 기장은 남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들은 꼭 짚어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디자이너 본인의 스타일이 적용된 구레나룻을 맛보게 될 것이다. 너무 짧아지거나 거의 사라진 민둥한 구레나룻을 보지 않으려면 이런 디테일은 꼭 전달하자.
3. 내게 맞는 디자이너 선택하는 방법
대체로 브랜드가 있는 규모 있는 미용실을 가고 디자이너 미지정으로 가서 그냥 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와 맞는 디자이너를 선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스타일 좋은 지인,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갖고 있는 지인에게 추천받는 것이다. 또는 디자이너 SNS 계정에서 자신이 자를 고객 머리스타일을 게재하기도 하는데 이걸 참고하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된다.
디자이너도 자신만의 감성이나 좋아하는 시술이 있다. SNS를 살펴본 후 자신과 감성이나 취향이 맞다면 이 분을 픽해두자
4. 자기 얼굴형 알고 가기
각진 얼굴형 (마름모형 광대형 얼굴)
나는 각진 얼굴, 흔히 광대가 부각되는 얼굴형이다. 이런 얼굴형에 균형 있게 스타일링하기 위해서는 머리 쪽으로 시선이 분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인트다.
무리하게 히피펌까진 아니더라도 펌 할 때 최대한 컬감을 주는 머리형태로 진행시키는 게 좋다. 정수리 볼륨감을 주고 가능한 이마를 보이는 식으로 올려서 펌을 진행하는 게 어울린다. 대표적인 연예인으로는 송민호, 김범수 등이 있다.
머리를 올릴때 오른쪽처럼 컬감을 주는게 포인트고, 이마를 보이는 방식으로 양옆 앞머리를 내리는 방식으로도 연출할 수 있다.
긴 얼굴형 - 이마 긴 형, 하관 쪽이 긴 형
하관이 긴 얼굴형 중 가장 실수하는 게, 이마를 덮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하관이 매우 부각된다. 이런 얼굴형은 최시원 님과 김우빈 님의 헤어스타일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앞머리는 위쪽으로 올려 최대한 이마 부위를 노출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시원한 느낌이 부각되면서 하관이 길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반대로 이마가 긴 분들은 앞머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균형 있는 스타일을 얻을 수 있다.
둥근 얼굴형
둥근 얼굴형은 계란형에서 약간 옆으로 넓어진 형태를 말한다. 이런 얼굴형을 가진 분도 의외로 많다. 연예인 중으로는 조정석 님이 대표적이다. 조세호 님도 여기에 속한다.
이분들의 헤어스타일은 이마를 최대한 보이게 해서 넓적한 부위로 가는 시선을 분산해 주고 옆머리는 머리에 딱 붙여서 슬림한 형태로 가져간다. 일명 '아이비리그 컷'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진을 참고해 보시면 도울 될 것이다.
마무리
자신의 얼굴형은 본인이 판단할 수도 있지만, 디자이너에게 물어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알려준다. 그들은 전문가임을 기억하자. 앞서 말한 남자가 미용실 갈때 하는 이런저런 걱정들은 일반인 입장에서의 불필요한 생각이다.
연예인 사진들고 가서 보여줘도 괜찮다. 얼굴형을 모르겠다면 물어보고, 여기에 어울리는 스타일은 뭐가 있는지 물어보자. 그들은 전문가고, 고객의 얼굴형태 등을 바탕으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이 어울릴지, 어떻게 하면 어울리게 할지, 어떤게 어울릴 지만 신경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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